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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이 새끼 품은 밀가

 

 

밀가는 냐옹이를 부르며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아마 냐옹이를 숨길 장소를 찾고 다니는 듯하다

다른 냥이들은 킁킁 아가냥이 냄새를 맡고 조심스레 호기심을 잠재운다.

밀가는 냐옹이를 대하는 게 담대하다. 아마 자기 새끼가 그리웠나 보다.

동물 보호소에서 처음 보았을 때 밀가는 너무 빼빼 말랐었다.

사나워서 철장 케이지에 갇어 놓았다고 한다.

왜 이런 아이를 입양하려고 하냐고 보호소 관계자는 말했다

힘들어 아파하는 새끼를 그리워하는 듯한 암컷의 처절함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박힌 까닭이었을까..!

누가 왜 어떻게 이런 곳에 잡아넣었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암컷인데 새끼 품은 냥이가 아니었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안달이 나서 이 냥이 암컷인데 새끼들은 없었나요라고 물었다.

그건 모르는 일이라며 일가가 보호소에 어떻게 들왔든 책임은 우리에게 없다고 말하는 듯했다.

보호소에 들어온 게 결단코  밀가의 의지는 아니었을게다.

 

뒷다리 마비가 있고 꼬리가 썩어 떨어져 가도 몰랐던  안식이는 같은 날  보호소를  나와 우리 집 식구가 되었다

동병상련이라고 안식이와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하지만 안식이는 얼마 못 가서 따듯한 봄 햇살도 받지 못하고 병으로 죽고 말았다.

안식이를 찾는듯한 밀까의 야옹 소리..

밀가야,.. 미안해..!  안식이는 없단다, 저 멀리 갔단다

나는 그렇게 밀까에게 말해주곤 하지만 아는지 모르는지 밀가는 안식이를 계속 찾아 헤맨다.

 

                                                                  

  멀리 떠난 안식이

 

 

 

마음의 상처 거 너무 컸을까

아님 삶에 소망을 잃어버렸을까, 우울증에 걸린듯한 밀가는 아무 소리도 없다

자기를 만지는 것조차 내버려 둔다 , 힘이 없고 빼빼 말랐다, 눈동자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듯 흐리멍덩하다.

날마다 묻어있는 핏자국은 자궁에 고름이 차올라 썩어 들어가고 있는 밀가의 것이었다.

숨이 꺽꺽 넘어갈듯한  밀가의 헉헉 거리는 숨소리는 천식으로 번진 밀가의 또 하나의 병명이었다.

그런 밀가가 이젠 건강해졌다

천식도 없어졌고 살도 쪘다 , 이제는 길냥이 새끼를 돌보겠다고 자처한다.

새끼 잃은 어미의 마음일까, 노랑이 새끼를 보자마자 호기심을 나타내며 냄새를 맡고 급기야  제 새끼를 부르듯 냐옹이 하고

부르는 소리를 낸다, 혀로 몇 번인가 핥고는 목을 물고 짓무른 배꼽을 핥아주기 까지 한다.

가만히 방안에 놔두었더니 다시 물고 거실로 나왔다 , 고양이 타워 안으로 데려가려는 것이다.!

힘없던 노랑이 새끼도 밀가의 관심 어린 사랑에 당차게 소리를 지른다.!

 

                                                             

방 안에서  거실로  물고  나온  밀가

 

              

 

              

 

 

 

                                 

오른쪽  고양이  타워 안으로  데려  데려가려는  밀가

 

 

 

  

 

 

 

 

 

 

 

 

 

 

구경난 우리 냥이들 

 

 

 

 

길냥이 노랑이 새끼는 밀가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멀리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다

어린 아가 냥이라서 유독 예쁘고 정성스레 보듬어서 늠름한 수컷 냥이로 키우고 싶었고

아가냥 이름까지 지어 놓았는데 슬프게도 멀리 떠나고 말았다.

죽은 안식이를 찾던 밀가 또한 냐옹이를 부르며 떠난 아가냥을 찾는다.

비록  얼마 동안이었을 지라도 정이 들어서 눈물이 나는 걸 어쩔 수 없다. 

주문한 아가냥 분유도 덩그마니 외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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