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이래 저래 짓궂다. 냥이들은 축축 늘어진다. 비가 후다닥 내리다가도 잠시 멈추길 여러 번.. 그러더니 이제는 폭염이 날들을 덮는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늘어진 몸을 이끌고 나는 부엌으로 향한다. 뭐, 날마다는 아니지만 간식타임,..! 아이들이 좋아하는 닭가슴살이다. 처음엔 길냥이들을 위해서 구매하기 시작했었는데 어느새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되고 있다. 닭가슴살 100개들이 한 박스를 구매해 봤자 얼마 가지 못한다,.. 길냥이들만 해서도 한 두 마리가 아닌데 우리 아이들까지 가세해서 이만 저만 사재기하느라 정신없다.
우리 냥이들은 모두 다 노령묘다. 13~14년을 함께 해 왔다. 그동안 잦은 병치레 하나 없이 건강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하나 둘 하늘나라를 가게 되고 나머지는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이래 저래 병치레를 하기 시작한다. 대장묘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더니 부대장이 얼마못가 대장묘를 따라가기라도 하듯 숨을 멈춘다. 집 고양이들에게도 서열이 있다.
특별히 자질구레한 병도 없었고 아픈 기색도 없었다. 혼자 남은 수컷 이삭이는 대장 홍아를 부르며 우울증까지 겹쳐 항문낭이 터져서 피고름을 쏟고 방광염에 슬픈 눈빛을 하고 대장묘의 체취를 탐색하고 다닌다. (밤마다 옥상을 오르내리며 바람을 쐬고 오는 수컷 3 냥이는 항상 그렇게 다정한 친구냥이들이었다). 신경 안정제를 먹이고 이제나 저제나 나아질까 하는데 이삭이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 여미마가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넌다. 심장병이다, 우리 냥이들 몇몇은 그렇게 모두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딱히 하나 심각하게 병을 앓지 않았던 아이들이 급작스럽게 다리를 건너자. 나는 처음으로 아이들의 건강문제에 관심을 쓰기 시작했다. 고양이도 인간들처럼 온갖 병명이 있다. 심장병, 우울증, 복막염, 구내염,.. 등등, 대표적인 병명들이다. 감정을 가진 혼의 동물이기에 상처나 충격을 받으면 우울증까지 걸린다. 급기야 건강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내가 뒤늦게야 아이들 종합검진부터 서두르기 시작했다.,
특별히 큰 병이 없었던 아이들이 검진을 통해서 몇 가지 병명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흰둥이는 폐에 물이차고 염증이 생겨 고른 숨을 쉬지 못하고 헐떡이며 숨이 가쁘다.(여미마가 하늘나라 가는 것을 흰둥이와 계북이가 지켜봤었다 , 적지 않는 충격을 받은 듯 하다 ) 노둥이는 간이 좋지 않고 구내염까지 있어 아무것도 먹지 못해 빼빼 말라간다. 이삭이는 우울증에 , 항문낭이 3번이나 생겼다, 한나도 항문낭이 있었고 계북이 또한 항문낭이 있었다. 고양이와 살다 보니 별별 병들을 다 알게 된다, 이제는 모두 다 회복이 되었지만 특히 빼빼 말라 먹기를 거부한 노둥이가 살이 오르고 활력이 도는 것은 기적이다.
고양이들은 스트레스가 최고의 적이다. 수의사 선생님은 항상 그렇게 주의를 주었다. 맞는 말이다, 든든한 대장묘가 다리를 건너자 부대장 베냐민이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삭이 또한 베냐민 또래지만 베냐민 보다 대장 쉐마를 가장 좋아했고 따랐던 이유로 쉐마와 베냐민이 없어지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눈망울은 항상 울 것 같았으며 엄마 여미마의 연이은 죽음으로 인하여 과민반응을 하고 급기야 우울증까지 와서 신경 안정제를 투약했어야 했다 , 연이어 사방 주위에 고층 건물을 짓는다고 날마다 쿵쾅대는 소리에도 아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게 분명하다. 암컷들도 말할 수 없이 온갖 질병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아이들을 케어해야 했던 나는 한 ,두 마리도 아니고 덮친 재앙처럼 날마다 정신줄을 놓고 싶을 만큼 폭격을 맞은듯한 정신적 트라우마속에 있었다.
구름이 덮치면 비가 내리고 비가 내린 후엔 하늘이 맑게 개인다. 지금은 마치 그와 같이 맑은 하늘 같은 날들이다. 아이들이 모두 다 건강을 회복했고 나도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꼼꼼히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고 간식거리를 준비한다. 올리브오일은 사람한테도 좋지만 순도 0.4% 이상의 엑스트라 버진은 고양이들의 변비에도 원활한 배변을 위해서도 좋은 식재료이다. 조금씩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냥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고양이용 닭가슴살을 먹기 좋게 찢어 살짝 볶는다, 올리브오일의 좋은 점은 수의사 선생님의 조언이다. 계란 흰자위의 주를 이루는 단백질이 닭가슴살에는 높은 함량으로 들어있다고 한다. 노령묘들인 우리 고양이들에겐 근육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전에는 무지한 대로 그저 먹어대는 아이들만 챙겨주곤 했다. 사람처럼 고양이들도 오래되면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처럼 모든 게 쇠잔해진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신경을 쓰고 관리를 해 주어야 고양이들도 건강해진다. 닭가슴살을 전혀 입에 대지 않던 아이들도 올리브오일에 볶아주면 아주 잘 먹는다. 아주 다행스러운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서 나름 뿌듯하다. 특히 비만에다 심장병이 있는 흰둥이가 너무 잘 먹는다. 처음엔 입도 대지 않던 아이다. 모든 게 사랑과 관심이다. 특히 닭가슴살에는 심장에 좋은 카로니틴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카르니틴은 뼈의 조직에도 작용하며 뼈를 단단하게 하고 뼈의 질량을 안정적으로 더 크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메티오닌을 비롯한 단백질 생성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위키백과) 등등 노령모에게는 닭가슴살만큼 훌륭한 간식이 없는 거 같다.
하지만 이제 어린 아가냥이들한테는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한다 , 새끼 품은 어미 고양이들은 때가 되면 새끼를 위해서 부지런히 먹을만한 무엇이든 물어 나른다. 고양이용 닭가슴살은 어미냥이들한테는 여러 단백질과 근육형성에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 면역력이 길러지지 않는 어린 아가냥이들한테는 여름에는 해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유통기한이 많이 남았더라도 포장되어 있는 여름에는 뜨거운 날씨에 자칫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되고 시큼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들은 한 번씩 점검해봐야 한다, 자칫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길아이들이라고 무조건적으로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이 화로 돌아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변질하기 쉬운 여름에는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가 먹기 전에 찬기를 없앤 후에 나누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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