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복이 이야기
오늘로 2022년10월 18일 복이 새끼 낳은지 3~5일째 되는 날 ..새끼 낳고( 17일)처음 다녀간날 ...!
복이는 참 내 마음에 들어오는 아이다.
오랫동안 고양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이런저런 일도 많고 또 고양이들에 대한 지식도 늘게 된다.
길냥이지만 순하고 착해서 요 아이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길냥이 생활이라는 게 불 보듯 뻔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너무 순해서 밥그릇도 뺏기고 남산만 한 배를 해 가지고 와서도 담을 넘어 먹을 것을 찾아 오지만 이미 터를 잡은 앙칼진 암컷 냥이에게 밥그릇을 뺏기고 저만치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
어미가 일치감치 죽어서 소식도 없지만 낳은 지 얼마 안 되어 스스로 독립성을 길러 주려는지 어미는 새끼들을 자주 그리 내버려둔 까닭에 일찍 홀로서기를 한 복이다.
가끔은 담을 넘어와서 우리 집 고양이들을 위해 놓아둔 사료를 먹고 가곤 했다.
작년 겨울은 우리 집 마당을 배회하며 비워 둔 창고 안을 드나들며 겨울을 나았다.
더군다나 담 너머 허물어놓은 풀들이 우거진 공터를 놀이터 삼아 여름을 지냈고 새끼를 데리고 그곳에서 몸을 웅크릴 수도 있었는데 올 해는 그곳을 모두 다 밀어버리고 11층 고 건물을 짓는다.
갈수록 길고양이들이 숨 쉬고 살아갈 공간이 없어진다..
그 어미 또한 옆 공터 건물이 들어설 때쯤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어디다 새끼를 낳아 둔 걸까 , 마땅히 몸 둘 처소도 없을 텐데 말이다. 작년에 새끼를 밴지도 모르는 어느 틈엔가 어디서 고양이 새끼 한 마리를 데리고 왔었다.. 그 새끼 또한 언젠가부터 아픈 기색이 역력하더니 무지개다리를 건너가고 말았다
하기사 어린아이가 아이를 나아 기르는데 오죽하랴..!
올해는 확실하게 더 전에 일을 경험 삼아 잘 양육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얼마 전에 남산만 하게 배가 부른 복이가 부른 배를 좌우로 흔들며 대문 밖으로 사료를 먹으러 왔다. 대문 위엔 새끼 낳은 암컷이 밥그릇을 지키고 있는지라 대문 밖으로 원정을 온 것이다.
입맛도 까다로워서 간식도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 더군다나 배가 불렀으니 더더욱 입맛이 없었나 보다. 간식과 사료를 아주 조금만 먹고 급히 달아나 버린다.
그런 복이를 애타 기다리며 대문 밖을 서성인 지 사~나흘을 지나 배가 홀쭉해진 상태로 사료그릇을 찾아왔다.
새끼를 낳은 것이다. 반가웠다.~..!
나는 복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미리 체크해서 그 아이의 먹거리를 대비해 둔 까닭에 재빨리 들고나가 복이 앞에 놓아주었다. 마치 아기 낳은 딸아이를 보는 기분이다.
얼마나 힘들었니.. 혼자서 어디에다.. 꼬박 12시간을 새끼 낳느라 신음하는 암컷의 고통을 보았는지라 ,. 예삿일 같지 않다
수 고양이들과 함께 어우러진 암 고양이들과의 시름으로 점철되어서인지 먹기에 집중하기보다 항상 눈을 들어 주위를 살피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
두리번거리는 시간에 먹었으면 벌써 다 먹었을 텐데 부스럭 거리는 소리만 나도 도망갈 궁리를 하니 보고 있는 내 마음 또한 편치 않는 게 사실이다.
복이야 아줌마가 봐 줄께 , 얼른 먹어,..라고 말해 보지만 알아듣지 못할게 빤한 일 아닌가.
어쨌든 복이는 급히 먹는 시늉만 하더니 왔던 길을 재차 내달려 간다
새끼냥에게 돌아가는 복이
고마웠을까... 반겨주는 아줌마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걸까.. 가다 말고 아기 낳는 고통도 금새 잊어버렸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뒹굴 방굴 이리저리 즐거운 몸짓을 해댄다.
공사 중이라서 바로 앞 펜스 안에는 쿵쾅 거리는 시끄러운 소리도 나는데 그 소리를 뒤로한 채 말이다.
마음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서로 통하나 보다..
새끼를 과연 몇 마리나 낳았을까... 이 땅의 새끼 품은 암컷들의 고통하는 소리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이상기온으로 날씨 이변이 심해지고 사람들의 마음도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살아갈 고통하는 피조물의 신음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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