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빼빼 마른 흰둥이가 새끼를 낳았나 보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가냘픈 어린냥이들 소리는 가을날에 짹짹 거리는 참새들 노랫소리처럼 여유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내 마음만은 부담스럽다,
날씨는 벌써부터 추워지고 있고 숫자는 5마리나.. 아갱이들이 살아가는 세상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혼자서 보다 모든 자가 함께 돌봐준다면 훨씬 여유로워질 것을..
어린 새끼 냥이 소리만 들어도 벌써부터 불안한 것은 웬일인가..
어미 냥이가 된 흰둥이는 새끼 냥이들을 아래층으로 데려간 바람에 아랫층 주인에게 들키고 말았다.
불행하게도 아갱이 한 마리가 고철로 된 계단에서 꼼짝 못 하고 하루를 꼬박 울어댄 결과였다,.
뒷목이라도 물어 데려가진 않고 나머지 4마리를 품고 숨어 있다가 꼼짝없이 박스에 실려 내 품에 떠 넘겨지고 만 것이다.
저도 아갱이라고 이제 한 달도 안 된 고양이가 아저씨 손을 덥석 물고도 하~악 거린다.
여지없이 보모가 된 내게도 아갱이 들은 하악~틱 총을 쏘며 방구석을 누비고 요란 난장판을 떤다.
길냥이 새끼라서 인지 성질머리가 사납고 날렵하다.
제일 싸나운 아갱이 두 마리의 머리통을 몇 대 쥐어박아도 보았지만 만지지도 못하게 방어력이 초 스피드다.
어미 냥이는 삼일 동안을 새끼 냥이를 찾아 헤맨다
항상 있었던 그 자리에 고대로 앉아서 새끼 냥이를 부른다.
모성애가 대단하다.
어느 날 예리한 아가냥이 소리를 듣고는 먹던 사료를 뒤에 두고 쫑긋.. 킁킁.. 정탐을 시작하던 중
밥 주는 아지메를 노려보며 뭔가 말을 하듯 웅얼거린다..
하악 ~여그다..!
새끼를 내놓으라고..?
내가 범인이 아니라 그 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범인이다.. 난 아니야..
밖으로 열린 문 안으로 고개를 들이박으며 새끼 냥이를 불러대는 흰둥이는 나에게 하악질까지 해댄다.
그럴 줄 알았어..~크악~크렁~
네가 납치했구나.. 내 아들 딸을...!.. 하악~ 못된 아지메...~
날마다 날마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아갱이를 부르는 흰둥이 소리에 우리 집 부대장 쉐마도 접전 중~ 하악 ,. 틱,~총을 연달아 쏘아댄다.
주변을 배회하며 새끼 냥이들을 애타게 찾는 어미 냥이 소리... 냐~옹아...!
새끼 냥이라면 무슨 짓을 못할까.
소리만 스쳐가도 도망갈 것만 같았던 흰둥이가 그야말로 대담해졌다.

어미와 새끼를 떼어 놓는 행위는 못할 짓이다.
영역 본능은 짐승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집 주위 환경을 깨끗이 하자며 동물들을 다 잡아 가두는
이기심에 절인 인간들에게도 있는 것이다.
몇 날 며칠을 시름하다가 아갱이 이산가족 상봉

을 결심했다
잔뜩 경계하는 어미 고양이
저 아지메가 그럴줄 몰랐어..

그래 아지메가 졌다.
아갱이 들을 어미에게 놔주자 누워 젖을 먹이는 흰둥이
조금은 여유로워짐.
↓
아갱아 이제 가자 ~
젖을 다 먹이자 데려가려는 흰둥이
첨엔 젤 사나운 아갱이 두 놈
나중엔 전부 다 내어줌
어미는 아지메에게 경계를 늦추지 않는데
아갱이 들은 그래도 아지메가 좋다고.
아지메를 안 떠남.

옆집에 사시는 분이 아무도 세를 내주지 않은 2층 베란다에 흰둥이가 낳은 새끼들을
몽땅 잡아서 고양이 키우는 저에게 알아서 하라고
박스채 건네주었습니다.
아직 너무 어리니까 , 좀 더 크면 그러자고 말씀드렸더니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네요.
엉떨결에 떠안게 돼서 분양을 시키려고 하는데
너무 어려서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갑자기 불린 사료에 어미젖을 못 먹으니까
아갱이들이 설사를 하고 요, 예쁜 흰둥이 두 놈이 항문이 부어올랐어요.
날마다 우리 집 주위를 배회하는 어미도 맘 아프고
조금씩 저를 따르게 되니까.
분양될 때까지 어미젖을 먹이는 타임을 같기로 했습니다.
면역성도 길러줄 겸..
마음이 괴롭습니다.
언제까지 이 나라는 이렇게 고양이들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고양이들이 고통을 받고 살아야 하는지
주변을 더럽히고.. 우는 소리도 듣기 싫고 화단에 똥을 싸고 쓰레기봉투를 찢는다고요.
얼마 전 아는 지인의 말이 70이 넘은 할아버지가 화단에 똥을 싼다고 어린 새끼를 때려죽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심령이 상해서 슬프기까지 합니다.
고양이를 키워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 아이들이 얼마나 민감하고 정적인 동물인지를요.
인간의 상한 감정을 어루만지는데 고양이만큼 훌륭한 동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신앙인이라서 말씀에 비추어 동물들을 많이 생각해 보지만
정말 왜 교회가 진정 이 세상 모든 피조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섬긴다 하면서 하나님의 피조물인
교회 주변에 널린 유기동물이나
특히 고양이들을 돌보지 않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한국의 고양이 학대는 세계적인 것 같은데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교인수도 세계적인것 같은데.
목회자가 낮은데 마음을 두어 작은 동물 하나 돌아보는 그런 섬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이런 인명 경시 풍조가 한국에 만연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언제까지 캣맘들의 고통은 가시지 않을까요.
반려 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은 다 같은 고민이시겠지만 특히 저같이 11마리나 되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어디 시간 내서 한번 다녀오지도 못합니다.
이상기온은 점점 늘고 이제 혹독한 겨울이 오는데 시멘트 바닥에서 몸을 녹일
유기 동물들과 아갱이 들을 생각하면 가슴에 피가 맺힙니다.
고양이나 개에게 미친것이 아니고
사람보다도 더 동물들을 중요하게 생각해서도 아니라.
추위나 더위 배고픔과 일련의 고통을 느끼고 있는 한 작은 생명체들을 당연히 돌아봐야 하는 것이 사람의
마땅한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한 작은 생명을 귀히 볼 줄 모르는데 어떻게 큰 생명인 인간을 귀히 볼 수 있겠습니까.
저의 한 신앙의 견지이지만 예수님도 우리를 짐승에 비유하셨고
그분 스스로도 짐승인 양에 목자라고 비유하셨습니다.

정말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분양이 되었으면 합니다.
11마리 우리 아갱이 들 외에 요 아이들 돌보는 게 너무 힘들지만
나름 보람도 많습니다.